세상을 밝히는 부드러운 권유 – 넛지(Nudge)
세상을 밝히는 부드러운 권유 – 넛지(Nudge)
1. 넛지가 늘 내 옆에서 나를 지켜 보고 있는 것은 아닐까?‘
2020년 9월 8일 오전 8시 20분 서울교통공사 2호선 전철안
“서울교통공사를 이용하시는 승객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출근시간 마스크 착용하고 계시기 힘드시죠?”
“계속하여 에어컨에 대한 민원이 들어오고 있는데요.”
“지금 많이 불편하시겠지만, 조금만 참아 주시면 감사 하겠습니다.”
“최대 냉방을 가동하고 있습니다.”
“마스크는 자신을 위해 착용하고 있는 것이긴 하지만, 우리 모두를 위하는 일이기도 합니다.”
그리고는 나온 안내방송 멘트
“그럼 승객 여러분, 오늘도 하루도 활기찬 하루 보내십시오!”
“다음역은 4호선으로 갈아 타실 수 있는 사당, 사당역 입니다.”
요즘 가장 큰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코로나19에 대한 강한 언급은 없었지만
모두가 답답하고 덥더라도 서로를 위해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는 조용한 시민의식이 녹아드는 순간이었다.
넛지는 강압하지 않고 부드러운 개입으로 사람들이 더 좋은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방법을 뜻한다.
코로나19의 대응을 보며 이러한 감성서비스에 아쉬움을 느꼈었는데
콩나물 시루 같은 2호선 출근길에서 이런 감성서비스를 받게 될 줄이야!!
2. 지금 당신은 부드럽게 움직이는 마케팅에 빠져들고 싶지 않나요?
넛지(Nudge)는 “팔꿈치로 슬쩍 찌른다”라는 뜻으로, 마케터가 소비자에게 직접적으로 제품을 강요하지 않고
유연하게 슬쩍 옆구리를 찌르듯이 개입하여 구매 결정을 유도하는 마케팅 기법을 말합니다.
과거의 소비자들이 기업이 하는 광고를 통해 수동적으로 구매를 결정하였다면,
현재의 소비자들은 기업이 만든 광고를 보고 물품을 구매하는 것이 아니라
능동적으로 비슷한 제품들을 비교하고 구매하거나 기업에 직접 제품을 요청하는 단계에 이르렀습니다.
그래서 마케팅도 단순히 제품 홍보에 치중하는 것이 아닌 좀 더 소비자의 입장에서 고객 중심의 역 마케팅을 전개하는 것이 필요해졌습니다.
전통적인 마케팅 전략이 4P를 뜻하는 제품, 촉진, 가격, 유통을 중심으로 세워졌다면
현재의 비즈니스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이 섞여 있는 상황이므로 4P 전략에 더해 5C 전략이 결합한 새로운 마케팅 전략이 필요해졌습니다.
5C 전략이란 고객 가치(Customer Value), 콘셉트(Concept), 고객 경험(Customer Experience), 커뮤니케이션(Communication), 채널(Channel)을 말합니다.
넛지 마케팅은 위와 같은 4P와 5C가 결합한 마케팅 전략을 가지고 고객이 사고 싶어 하는 상품을 고객의 마음을 잡는 스토리로
직접적인 강요나 설득 없이 부드러운 개입으로 구매를 끌어내는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3. 넛지 마케팅의 성공사례
<암스테르담 공항의 남자 화장실>
“한 걸음 더 가까이”, “남자가 흘리지 말아야 할 것은 눈물만이 아니죠”
소변이 소변기 바깥으로 튀는 것을 막기 위해 이와 같은 스티커가 붙어 있지만, 소변기 밖으로 소변이 튀는 것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습니다.
이는 네덜란드의 암스테르담 공항도 마찬가지였는데요, 남자 화장실 소변기 바깥으로 소변이 튀는 것에 골치를 썩이던 공항 측은
화장실을 깨끗이 사용하라는 스티커 대신 소변기 안에 작은 파리를 그려 넣었습니다.
그랬더니 소변기 바깥으로 튀는 소변이 80% 이상 급감하였는데요.
별다른 안내 문구도 없었지만, 다수의 남성 사용자들이 소변기 안에 파리를 맞춰보겠다고 변기에 정조준하였기 때문이었습니다.
<신용카드 자동이체>
요즘 카드사에서 신용카드로 각종 공과금을 자동 인출하도록 하는 자동이체 서비스를 많이 이용하고 있는데요.
이 서비스를 신청하는 고객에 한해 할인혜택을 적용한다는 것을 통해 고객으로 하여금 선택하도록 유도하는 방법에 활용하고 있어요.
혜택을 준다는데 이를 마다할 소비자는 없겠죠?
<치약 회사의 캠페인 광고>
미국의 치약 회사인 ‘Colgate’에서는 어린이들이 치아 관리를 잘할 수 있도록 기발한 프로모션을 생각해내기도 했는데요.
보통 소비자들에게 치실이나 치약, 칫솔 등을 증정하지만 ‘Colgate’에서는 오히려 사탕이나 아이스크림과 같은 단 음식을 제공한 것입니다.
그런데 나눠준 막대 사탕이나 아이스크림을 다 먹고 나면 일반적인 막대가 아닌 칫솔 모양의 막대가 나오게 되는데요.
그 칫솔 막대에는 “Don’t forget”이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습니다.
단 음식을 먹고 난 후에 이 닦는 것을 잊지 말라는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하고 자사의 상품 구매를 유도한 것이죠.
<자동차 회사의 친환경 광고 <폭스바겐 피아노 계단>>
독일의 자동차 기업 폭스바겐은 2010년부터 ‘Think Blue’라는 친환경 캠페인을 펼쳐 왔는데요.
자동차 회사이지만 환경을 생각한다는 기업 이미지를 심어주기 위한 마케팅으로 폭스바겐에서는 스톡홀름의 한 지하철역에 피아노 계단을 설치합니다.
피아노 건반 모양으로 도색된 이 계단은 사람이 올라갈 때마다 피아노 소리가 나도록 설계가 되어있어서
사람들이 흥미를 갖고 에스컬레이터 대신 계단을 이용하도록 유도하였습니다.
건강도 지키고 환경도 지키고 일석이조의 효과를 얻은 데다가 폭스바겐 입장에서는
자동차와 전혀 관련되지 않은 광고로 친환경 기업이라는 인식까지 얻어낸 사례입니다.
<마트 장보기>
대표적인 사례로 주변에서 쉽게 보고 이용하는 마트가 있습니다.
보통 마트에서 장을 보고 난 다음 계산대 옆에 각 종 껌, 초콜렛, 사탕등이 진열되어 있는걸 볼 수 있는데요~
비교적 값이 저렴한 상품들 진열하면서 계산을 하는 도중 살 수 있도록 유도를 하고 있다는 사실!!
나도 모르게 계산대 위에 올려놓은 경험 한번 쯤은 있으실 겁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의 희망비누>
남아프리카공화국에는 수인성 전염병에 걸려 목숨을 잃는 아이들이 많다고 해요.
남아공의 아이들은 비누로 손을 씻는 습관이 없어 전염병에 더욱 취약할 수 밖에 없었는데 이를 안타깝게 여긴 남아공의 한 비영리 단체에서는
“아동 손씻기 캠페인”을 진행하면서 장난감이 들어있는 비누를 개발해 캠페인에 적용했다고 합니다.
손을 씻지 않는 아이들이 장난감을 가지기 위해 손을 계속 씻게 되었고 이를 통해 수인성 전염병 발생률이
70% 감소, 호흡계 질병 발병률은 75% 감소되었다고 합니다.
4. 넛지와 캠페인 효과
미국·영국 정부는 넛지 전담팀 있을 정도…기업 사회공헌에도 효과적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넛지 같은 행동과학을 참고해 정책을 실시한 국가는 51개국에 이른다.
우리 정부 역시 올해부터 ‘넛지 정책’을 적극 발굴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영국에서는 세금을 걷는 데 넛지의 힘을 빌렸다.
영국 세무당국은 자동차세 체납자에게 휴대폰 문자메시지로 ‘당신의 자동차를 잃을 수 있다’는 문구와
보유 중인 자동차 사진을 함께 보냈다. 그 결과 세금회수율이 3배나 높아졌다.
‘구직 실패담’ 대신 ‘구직 계획’을 물었더니 실업률이 낮아진 것도 주목할 만한 공공 넛지 활용법이다.
영국 실업자들은 실업급여를 받기 위해 주기적으로 구직센터에 “일자리를 찾지 못한 이유”를 설명해야 했는데,
영국 정부가 상담 방식을 바꿔 앞으로 계획을 말하도록 했더니 훨씬 희망적으로 변하고 취업률도 크게 늘었다.
정보공개를 통한 환경문제 해결도 눈길을 끈다. 미국은 유해물질 관련법에 따라 2만3000개 이상의 공장들이 배출하는
650가지 이상 화학물질에 대한 상세정보를 환경보호국 웹사이트에 공개하고 있다.
이 법안이 제정된 뒤 미국 전역에 걸쳐 유해 화학물질 배출량이 크게 감소했다.
평판 추락과 주가하락을 우려한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배출량을 조절했기 때문이다.
5. 미국 오바마 정부는 왜 ‘넛지 정책’을 수용했는가?
행동경제학적 관점에서 볼 때, 정부는 과도한 명령이나 규제보다는 경제 주체인 개인이
스스로 현명한 판단을 내릴 수 있도록 돕는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
탈러와 선스타인은 개인의 자유를 억압하지 않는 범위에서 정부 정책의 부드러운 개입은
강력한 개입으로 인한 저항이나 부작용을 줄일 수 있다고 강조한다.
일상생활에 영향을 미치는 정부 정책을 수립할 때 이런 원칙을 적용한다면 보다 섬세하면서도 부드러운 정책집행이 이뤄질 개연성이 높아진다.
실제 오바마 대통령은 “넛지”의 공저자인 선스타인을 정보 규제국 국장으로 임명하였다.
그는 2009∼2012년 재임기간 동안 모기지·신용카드·금융상품 등을 감독함에 일방적 규제를 벗어나야 한다고 주장하였으며,
2011년 소비자금융보호국(Consumer Finance Protection Agency, CFPA)을 신설했다.
가령 신용카드 제도개선에 넛지효과를 적용할 경우, 카드사들이 소비자들에게
지난 1년간 발생한 전체 사용 내용을 항목별로 정리한 명세서를 매년 발송하게끔 규정하는 제도를 도입할 수 있다.
소비자가 자신의 소비패턴에 대해 정확히 인식한다면 무분별한 선택을 줄여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넛지효과를 활용해 소비자의 충동적 선택을 줄여나간다면 궁극적으로 금융위기도 미연에 예방할 수 있다.
이와 더불어, 모든 정책은 단순하고 직관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정부부처에
종이서류 서명을 전자문서로 대체하고 행정절차와 행정서류를 단순화했다.
이런 노력을 통해 미국 행정부는 정책의 편리성과 정확성을 높이면서 비용을 절감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물론 넛지효과의 한계를 지적하는 시각도 존재한다.
미국 Rice대학 경영대학원 돌라키아(Dholakia) 교수는 “넛지가 구체적인 행동을 촉진할지라도
궁극적인 목표를 달성하는 데는 실패할 수 있다”고 지적하였다.
궁극적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들이 존재하고 최선과 차선이 공존하는 가운데서 넛지는 효율적 방법의 하나일 뿐이다.
특히 선택 설계자는 분명 넛지효과를 의도했음에도 불구하고 목표달성에 실패하거나 사람들이 피해 가는 경우도 분명히 존재한다.
실제 한국의 택시 가운데 조수석 탑승자가 안전벨트를 매지 않을 경우에 대비해
승객이 탑승하기 전에 미리 조수석 뒤로 안전벨트를 결박한 경우도 있다.
그리고 건강 계단을 이용하지 않고 에스컬레이터를 이용하면 그만이다.
행동경제학자들이 말하는 ‘선택 설계자’의 뜻대로 모두가 따라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런 한계에도 불구하고 넛지효과는 사소하지만, 세상을 변화시킬 계기가 될 것이다.
디자인, 마케팅, 캠페인 등을 통해 시민 생활 전반에 넛지효과가 확산 된다면 언젠가는 사회 전체의 공익이 증가할 것이기 때문이다.
6. 넛지(nudge)와 눗지(noodge)!
그럼!! ‘왜?’ ‘넛지일까?’
‘왜?’ ‘넛지가 먹히는 걸까?’
우리는 앞으로…….!!!
넛지(Nudge)가 될 것인가?
눗지(noodge)가 될 것인가?
넛지(nudge)는 주위를 환기하거나 부드럽게 경고하기 위해 상대에게 ‘nudge’를 행하는 사람을 일컫는다.
끊임없이 불평만 늘어 놓는 눗지‘noodge’와 완전 다르다.
눗지(noodge)는 ‘성가신 사람, 골칫거리, 불평하는 사람‘ 뜻한다.
”이제 세상이 바뀌었고, 인간에 대한 이해가 달라졌다.“
이념이 아닌 효율성을 따를 것, 이성적 인간이 아닌 비이성적 인간을 인정할 것, 사려 깊게 유도하고
부드럽게 개입하는 순간, 진짜 살아있는 인간이 움직인다.
7. 이제는 명령하지 말고 넛지하라!
8. 창업넛지
“싱크탱크로서 창업 넛지 역할 중요”
한정화 아산나눔재단 이사장, 창업 환경 조성 필요성 강조
“정부에서 창업 생태계를 위해 조 단위 자금을 투입하고 있는 만큼 민간에서도 균형을 잡아줄 ‘싱크탱크’ 역할이 중요하다.”
아산나눔재단 한정화 이사장은 창업 생태계에서 재단의 ‘넛지’ 역할에 대해 정의했다.
재단의 정체성인 기업가 정신을 바탕으로 청년들을 창업으로 자연스럽게 이끌어내는 역할을 하겠다는 것이다.
공익재단인 아산나눔재단은 재단만의 정체성인 ‘기업가 정신(DNA)’을 사회 문화에 녹아들 수 있게 노력 중이다.
청년 창업 지원 사업, 비영리 역량강화 사업의 일환인 아산 유스프러너(청소년 대상 기업가정신 교육),
아산 티처프리너(중·고등교사 대상 기업가정신 교육), 기업가 정신 레츠고 등을 진행 중이다.
한 이사장은 “롤모델로 삼을 만한 기업가가 없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며 “창업과 기업 활동을 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고
기업가 정신에 대해 재정의하는 ‘민간 혁신’의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산나눔재단은 내년 설립 10주년을 맞아 스타트업 추적 연구 결과를 내놓을 예정이다.
한 이사장은 “국내 스타트업에 대한 정확한 현황을 파악하고 성공과 실패를 좌우하는 요인이 무엇인지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규제 등에 대한 미국, 중국 등과 비교, 분석을 통해 정책 입안에 기여하겠다는 목표다.
창업 생태계 활성화를 위해 아산나눔재단은 ‘재도전지원법’ 제정에도 힘을 싣고 있다.
한 이사장은 “창업은 한 번에 성공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한데 국내는 ‘창업 안전망’의 부재가 문제”라며 “창업자 연대보증 폐지 등
창업자 혼자만의 희생을 최소화해 재도전 가능성을 제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시중은행이나 자산관리공사 등이 연대보증을 면제, 부실채권을 매입하는 등 재정지원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래야 실패 기업인이라는 ‘낙인효과’에 대한 완화책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생태계 활성화를 위해 ‘시장 확대’를 필요충분조건으로 꼽았다.
글로벌 진출을 위해서는 공공의 역할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한 이사장은 “정부의 정책 자금이 60%이상을 차지하는데 시장 확대 없이 자금만 유입되면 또 버블이 또 생길 수밖에 없다”며
“테크, 바이오·헬스 등 기초 기술 확산에 공공시장이 얼리어답터 역할을 해주며
글로벌 시장으로 가기 위한 발판 역할 해줘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대기업 등 민간도 M&A 등을 통해 수요와 공급을 받쳐주는 역할을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한 이사장은 “특히 M&A는 스타트업과 대기업 모두가 상생하는 중요한 방식”이라고 강조했다.
국내와 달리 해외는 M&A가 활성화되어 있다.
미국은 물론 중국은 B.A.T(바이두, 알리바바, 텐센트)가 스타트업 성장의 중요한 견인차 역할을 하며 100조원씩 투자 중이다.
이를 위해선 ‘규제개혁’도 수반되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투자, 성장, 회수, 재투자의 선순환 사이클을 가속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 이사장은 “대기업이 스타트업을 인수해 계열사로 편입하는 순간 여러 걸림돌이 생겨버리기 때문에
해외 자금이 많이 유입되고 결국 뛰어난 기업들이 해외에 팔려버린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술 스타트업에는 세금 감면, 대기업 계열사 편입 시 유예 기간을 두는 등 대안을 마련해서라도
국내 회수 시장을 활성화 시켜야 한다”고 했다.
기획 / 제작 _ 한정희 (상상우리 프로보노팀)